(재)전남인재평생교육진흥원Vol.18

“고기 없어도 맛있어요!” 다문화 교육과 인도 채식 샌드위치

- 담양 담빛청소년문화의집, 세계음식문화체험 프로그램 -

우리나라는 코로나 발병 이전 2019년 기준 200만 명이 넘는 이주민이 거주하며 전체 인구의 5 가까이 되는 수치로 본격 국제 기준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게 되었다. 물론 코로나로 인해 귀국했던 이주민과 이들이 재입국할 수 없는 상황이 2년간 지속된 관계로 현재 그 수치는 조금 내려갔지만 말이다. 이것은 우리 사회 구성원 20중 1명꼴로, 이주민이 속해 있는 사회가 도래한 것을 의미한다. 전 지구촌으로 본다면 30명 중 1명이 이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보면 우리나라의 이주민 증가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 농촌에서 농사 좀 지으려고 하면 이주 근로자 손을 빌리지 않고 불가능한 상황이 되어있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는 프랑스나 미국 등에서 이주민과 선주민 간의 차별로 인한 불평등이 원인이 되어 여러 형태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 정부에서는 다문화 인식개선 교육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한국건강가정진흥원 산하기관 ‘다누리 배움터’에서는 어떤 기관에서든지 다문화 인식개선 교육을 신청하면 강사가 찾아가서 무료로 교육을 하고 있다. 강사양성 및 유지 보수 교육까지 시켜서 적정한 강사의 자질을 만들어 현장에 내보내고 있다.

6월 25일 담양군 담빛청소년문화의집에서는 올해 3년째 무료로 ‘다누리 배움터’ 소속 강사를 초빙해서 다문화 인식개선 교육과 인도 채식 요리 만들기 체험을 진행했다. 이번 인도 문화체험은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기후 위기와 관련해서 시사점이 크다.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고기를 먹지 않아도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먹을 수 있음을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도는 채식주의 인구의 비중이 높은 나라로 실제 인도 인구의 약 3~40가 채식주의자인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한다.

이번 다문화교육 진행을 맡은 한국인 다누리배움터 소속 전문강사는 남인도 원어민 선생님을 함께 초빙해 인도문화 소개와 그리고 채식 샌드위치 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원어민 선생님은 남인도 ‘타밀나두 주’에서 교직생활을 한 아버지와 가정주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원어민 선생님은 남인도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회계사로 일하다가 5년 전 어린 딸과 함께 한국에 왔다고 한다. 남편이 전남대학교 연구소에 자동차 전기 배터리 연구원으로 왔기 때문이다. 한국에 입국할 때 아기였던 딸은 현재 9살이 되었고 인도에 돌아가 학교생활 할 것을 염두에 두고 국제학교에 재학 중이라고 한다. 코로나 때문에 오랫동안 고국에 돌아가지 못한 남인도 원어민 선생님 가족은 남편이 일하기 적당한 회사가 찾아진다면 남인도에 돌아가서 일하고 싶어 한다.

“여러분~ 오늘은 인도 스타일 채식 샌드위치를 만들거예요.”라는 강사의 말에 학생들의 실망스러운 표정과 함께 “채식요? 고기 없어요? 고기가 맛있는데..” “햄이나 베이컨 같은 것도 없어요?” 등의 반응이 돌아왔다. “제가 만들어서 먹어봤는데 ‘채식도 이렇게 맛있을 수도 있구나’하고 여러분도 놀랄거에요. 정말 맛있거든요. 선생님을 믿고 열심히 만들어 봅시다.”

*맛있는 채식 샌드위치 만드는 방법
⓵ 중간 크기 당근 1/5, 중간크기 양배추 1/3, 중간크기 토마토와 노랑 주황 빨간 파프리카 그리고 초록 피망을 각각 1/4개씩 가로세로 각각 7mm 정도 크기로 잘게 썰어 둔다. ⓶ 마늘과 양파를 잘게 다져 식용유로 볶다가 익으면 ⓷ 당근을 넣고 살짝 볶고, 나머지 ⓵번 재료를 모두 넣어 함께 볶는다. ⓸ 재료가 다 익으면 소금, 강황, 매운 고추가루 각각 1/2작은술씩 넣어 물기가 닳을 때까지 볶는다. ⓹ 샌드위치 식빵 2장 양면에 버터를 발라 노릇노릇 구운 뒤 식빵 사이에 볶은 재료를 넣으면 완성

이렇게 인도 채식 샌드위치를 맛본 학생들은 맛있다며 더 달라고 했다. 수업 참관하던 선생님들도 맛보고 정말 맛있다고 했다. 원어민 선생님께 한국은 음식은 어떤지 물었다. “한국은 채식 식당이 너무 적어서 밖에서 식사할 수가 없어요.”란 답이 돌아왔다. 그렇다.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이슬람 교인들이나 채식주의자들이 우리나라 식당에 가면 음식 선택의 폭이 너무 좁아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많지 않음에 다들 또 한 번 놀라는 눈치다.

“오늘 만든 샌드위치는 만들기 어렵지 않으니 집에 가서 부모님과 함께 다시 만들어보세요.”라는 강사님의 마무리 말과 함께 수업이 끝났다.

우리는 누구나 경험해보지 않은 일에 대한 편견을 갖고 산다. 채식은 고기보다 맛이 없다고 누가 단언할 수 있겠는가? 청소년들이 오늘 경험을 거울삼아 열린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채식과 환경에 대한 생각을 조금 더 한다면 다문화 인식개선은 물론 기후 위기도 완화될 수 있지 않을까?

취재 : 양홍숙 기자(hongsook2@hanmail.net) [2022년 전남인재평생교육진흥원 스토리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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