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전남인재평생교육진흥원Vol.13

온라인 평생교육 성장속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가치

온라인 평생교육 성장 속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가치

전하영 (사단법인 한국평생교육사협회 회장)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와 더불어 비대면 생활은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평생교육 또한 빠르게 온라인화되면서 ‘온라인 평생교육’, ‘온택트 평생교육’ 등의 용어들이 매우 익숙하게 들려오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초기, 모든 평생교육시설이 문을 닫는 ‘멈춤’의 충격과 비교해 보면 1년이 지난 지금의 온라인 평생교육은 뉴노멀 시대의 새로운 표준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게다가, 전국 각지에서 온라인 평생교육 플랫폼과 스튜디오 구축 등의 새로운 환경과 시스템이 조성되면서 온라인 평생교육의 장점이 부각되기도 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이 되더라도 온라인 평생교육은 더 발전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1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잠시 멈췄다가 숨 가쁘게 달려온 평생교육의 현장을 들여다보자, 웨비나 및 웹포럼을 통해 이 위기 속에서 평생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온라인 공론의 장을 활성화하였고, 온라인 평생학습강사 및 디지털 퍼실리테이터 양성을 통해 온라인 평생교육을 구현할 수 있는 전문가를 육성하였으며, 다양한 평생교육 프로그램들을 동영상으로 제작하여 제공하거나 온라인 강의 플랫폼을 통해 실시간 강의를 실시하는 등 온라인 평생교육환경을 구축하였다. 여기에, 디지털 및 미디어 기능을 배우는 것을 넘어 올바른 활용이 필요함을 강조하는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와 디지털 시민성이 강조되고 있다. 또,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 플립드 러닝(Flipped Learning)과 같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융합한 새로운 형태의 평생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면대면 평생교육을 통해서 지역의 특성을 담아내고 온라인 평생교육을 통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극복할 수 있게 된다면 평생교육은 온·오프라인의 장점을 다 갖춘 매력적인 성장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온라인 평생교육은 또 다른 기회의 불균형을 가져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IT 강국이라 불린다. 인터넷과 모바일 환경이 잘 구축되어 있어 온라인 평생교육 플랫폼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배움에 참여할 수 있다. 다만, 스마트폰 등 디지털정보기기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전제조건과 더불어 디지털정보기기도 잘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 초기를 다시 돌이켜 보면, 평생교육시설이 문을 닫았을 때 가장 힘들어한 학습계층은 비문해 어르신과 장애인이었다. 이들은 정보 접근에 대한 기회가 매우 취약한 계층이다. 온라인 평생교육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되었을 때도 이들은 쉽게 접근하지 못했다. 이들을 위한 온라인 평생교육을 어렵게 시도하기도 했지만, 지극히 일부만이 그 대상이었고 그마저도 교육적 효과는 턱없이 부족했다. 우리는, 평생교육 환경이 온라인으로 확장되어감에 따라 디지털 소외계층 또한 증가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하며, 이들을 위한 평생교육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배울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학습권은 단순히 선언의 문제가 아니라 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매우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실현 가치이자 정책이다. 우리나라 평생교육정책의 출발인 대한민국 헌법 제31조 제5항 ‘국가는 평생교육을 진흥하여야 한다’보다 앞선 제1항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를 명시하고 있다. 그리고 그 하위법인 교육기본법 제3조(학습권) ‘모든 국민은 평생에 걸쳐 학습하고, 능력과 적성에 따라 교육 받을 권리를 가진다’와 제4조 제1항 ‘모든 국민은 성별, 종교, 신념, 인종, 사회적 신분, 경제적 지위 또는 신체적 조건 등을 이유로 교육에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는 평생교육의 기본이념이자 가치이다.

기술의 발전은 우리의 삶에 새로운 과제를 던져주며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 변화는 평생교육의 변화를 요구한다. 그러나 시대를 초월한 평생교육의 가치는 잘 지켜져야만 시대의 변화를 오롯이 품을 수 있을 것이다.


약력
(사)한국평생교육사협회 회장
삶과앎 모두의 평생학습 대표
부산광역시 평생교육협의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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