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전남인재평생교육진흥원Vol.14

목포공공도서관 성인문해교실

목포공공도서관 성인문해교실 취재인터뷰

소망반 학생 오동순(62세) 공부하는 모습

Q. 수업을 듣고 난 소감에 대해 물어봐도 될까요?

A. 수업을 듣기 전에는 창피할 것 같았어요.
그런데 함께 듣는 학생들도 있어서 전혀 그렇지 않더라고요.
오히려 잘 왔다는 생각이었어요.
왜냐하면 한 글자 한 글자 알 때마다 너무나 행복했기 때문이죠.

Q. 어떤 계기를 통해 목포공공도서관에 성인문해교실이 있다는 것을 아셨나요?

A. 제 딸이 손자를 데리고 목포공공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오고 했나 봐요.
그러다가 도서관에 붙어 있는 광고를 보고 제게 알려주는 거예요.
처음엔 망설였죠.
그래도 제 딸이 계속 권유해서 이렇게 나오게 된 거예요.

Q. 성인문해교실을 통해 얻고 싶은 것이 있나요?

A. 저는 지금 소망반에 다니고 있어요.
평일에는 요양보호사 일을 하고 있고요.
소망반에 나와서 글씨를 알게 될 때 너무 기뻤어요.
앞으로 소망반을 졸업할 때까지 열심히 배울 거예요.
그래서 제가 돌보고 있는 어르신들에게 글씨를 써서 도와주고 싶어요.

Q. 혹시 이야기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을까요?

A. 네. 있어요.
지금 배우고 있는 일이 너무 좋아요.
그래서 저 같이 못 배운 분이 있다면 떳떳하게 나와서 배웠으면 좋겠어요.
그만큼 다른 분들에게도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어요.

이상은 목포공공도서관 성인문해교실 소망반에 다니고 있는 학생 오동순(62세)과 쉬는 시간에 인터뷰한 내용이다.
오동순 할머니는 딸도 있고 손자도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평일에 요양보호사 일도 병행하고 있다.

그런데도 성인문해교실에 꾸역꾸역 나오는 이유가 뭘까?
글자를 배워 자신이 돌봐주고 있는 어르신들을 돕고 싶어서다.
글씨 쓰는 부분이 있으면 직접 자신이 써서 도움을 주고 싶은 까닭에 말이다.

소망반 학생들이 자음 이름표 쓴 글씨

처음엔 성인문해교실에 등록하는 게 부끄러워서 망설였다.
하지만 막상 배우는 과정 속에서 너무나 큰 보람을 느꼈던 것이다.
자신과 같은 분들이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함께 나와 공부하도록 독려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소망반 수업 전경

Q. 목포공공도서관에서 주관하는 성인문해교실의 취지와 연혁에 대해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A. 언어와 글자는 살아가는 데 필요하고 중요한 것이죠.
하지만 과거 어려웠던 시절에 배움을 중단해서 버스 행선지를 읽거나 본인의 이름을 쓰지 못하는 어르신들이 우리 주위에 많죠.
성인문해교육은 한글을 읽고 쓰고 말하는 것 뿐이 아니에요.
숫자를 읽고 셈하고, 컴퓨터나 스마트폰 활용, 기초 영어 등 생활하는 데 필요한 기초능력을 학습하는 과정이예요.
우리 목포공공도서관은 사회적 배려계층을 위한 프로그램 지원 사업을 역점으로 추진하고 있어요.
2004년부터 만학도 어르신과 이주 외국인 등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성인 문해교육인 훈민정음대학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죠.

또 연역으로는 다음과 같아요.
△2004년 문해교육 프로그램 운영
△2012년 전라남도교육청 성인문자해득 시범 운영기관 지정
△2013년 초등학력 인정 문자해득 교육기관 지정
△2014년 2월 제 1회 초등학력 인정 졸업생 배출(14명)

Q. 목포공공도서관의 훈민정음대학에 수업을 받을 수 있는 자격 조건은 따로 있나요?

A. 학력 인정 과정 3단계(소망반, 배움반, 지혜반)은 18세 이상 성인이예요.
초등학교 과정을 마치지 못한 분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요.
졸업생을 위한 누리반은 우리 도서관에서 학력인정 과정을 마친 분 중 계속 교육을 희망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요.

Q. 목포공공도서관의 성인문해교실 수업은 언제 개강하고 언제 폐강하나요?
수업은 또 일주일에 몇 번에 걸쳐 몇 시간 정도 하나요?

A. 학력이정과정은 4월-12월까지 총 240시간 수업을 하죠.
매주 화, 수, 금요일 오후에 2시간씩 수업을 진행하고 있고요.
누리반은 4-11월까지 운영해요.
매주 화, 수요일 오후 3-5시까지 수업이 있어요.

Q. 목포공공도서관의 성인문해교실에서 수업받는 기간 동안, 새로운 학생도 받나요?

A. 수강생 모집은 매년 3월부터 4월까지 하고 있어요.
학력인정 과정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교육부에서 정한 최소 수업시간을 이수해야 하거든요.

배움반 수업 전경

Q. 현재 3단계로 나눠서 성인문해교실을 열고 있는데, 어떻게 구성돼 있나요? 각 반은 몇 명씩인가요?

A. 교육부에서 고시한 성인문해교육 교육과정에 따라 소망반, 배움반, 지혜반 3단계에요.
소망반은 초등학교 1-2학년, 배움반은 3-4학년, 지혜반은 5-6학년에 해당되죠.
진급의 개념이예요.
각 반은 20명 정원이고요.

Q. 대부분의 성인문해교실은 남성보다 여성의 숫자가 많다고 해요. 목포공동도서관의 성인문해교실 연령대별 숫자, 남녀 분포도는 어떤가요?

A. 연령대는 60-90대에 고루 분포돼 있어요.
대부분 여학생들이고요.
남자분은 각 반에 1명 정도 있거나 아예 없는 경우도 있어요.

Q. 수업 후에 친교모임이나 식사모임은 따로 있을까요?

A. 하고 있지 않아요.
특히 작년과 올해는 코로나 19로 인해 사적인 모임은 아예 지양하고 있어요.

Q. 박재명의 〈팔순에 한글공부를 시작했습니다〉를 보면 그곳에서는 1년에 한 번 도전골든밸을 하고 있었요. 혹시 목포공공도서관 성인문해교실에서도 성취력 증진을 위해 특별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을까요?

A. 교육과정에 체험학습과 특강을 포함하여 운영하고 있어요.
그리고 우리 전라남도교육청에서 주관하는 독서문화한마당이나 진흥원에서 주관하는 문해한마당 등에 참여하도록 교육과정을 구성하고 있어요.

2021년 목포공공도서관 훈민정음대학 달력

Q. 목포공공도서관 성인문해교실을 총괄하는 팀장으로서 이 교육을 진행하면서 갖는 보람이 남다를 것 같아요?

A. 다들 배움이 늦은 만큼 살아오면서 맺힌 응어리 같은 것들이 있으시죠.
문해교육을 통해 해소를 하시는 것 같아 뿌듯해요.
어떤 분은 시집을 내고 등단한 분도 있고요.
또 중학교에 진학하시는 분들도 있죠.
무엇보다도 가족들에게 문자를 보낼 수 있다는 것.
작지만 소중한 것들에 기뻐하시는 모습을 볼 때가 가장 보람이 커요.

2021년 목포공공도서관 훈민정음대학 달력

Q. 이 일을 진행하면서 애로사항이 있을까요?

A. 늦은 나이에 어렵게 공부를 시작했지만 건강이나 개인사정으로 중단하는 분들도 있어요.
고령자가 많아 가끔은 사망 연락이 오기도 하고요.
그럴 때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어요.
마음이 너무 아프고 힘들거든요.

Q. 최초 뜻을 정한 바와 지금 진행하는 모습 속에서 조금 변화된 게 있을까요?

A. 2004년에 만학도 어르신들과 결혼 이주 외국인을 위한 한글교실로 시작했죠.
2012년부터 초등학력 인정 문해교육으로 변경되었구요.
최대 3년을 공부하면 초등학교 학력을 인정받아 중학교에 진학할 수 있게 되었죠.
졸업생을 위한 과정, 자서전 쓰기 과정, 시 쓰기 과정 등을 운영하고 있어요.
그만큼 문학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 셈이죠.
현재는 초등학력 인정을 위한 3단계 과정과 졸업생을 위한 계속 교육 등 4개반을 운영하고 있어요.

2021년 목포공공도서관 훈민정음대학 달력

Q. 이 일을 진행하면서 가장 보람된 일이 있다면요?

A. 학습자들이 한글과 영어, 컴퓨터 등을 배우게 되죠.
그를 통해 사회공동체의 일원으로 자리매김하는 걸 보는 게 가장 자랑스러워요.
더욱이 시 쓰기 과정에 참여하는 분들이 늦은 나이에 시집을 내고 등단을 하기도 하고요.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커다란 보람을 느끼곤 해요.

Q. 끝으로 전남인재평생교육진흥원에 협조나 도움을 요청할 부분이 있을까요?

A. 전남인재평생교육진흥원이 지역 문해교육센터에요.
진흥원에서 문해교육 내실화를 위해 성인 문해교육 담당 강사를 양성하고 있죠.
그런 강사를 위한 재교육이 주기적으로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현재는 최초 교육 이수 후 강사들에 대한 지원이 전무한 걸로 알고 있으니까요.

이상은 목포공공도서관 성인문해교실을 총괄하고 있는 정성미 팀장과 인터뷰한 내용이다.
정성미 팀장이 자세한 안내, 학생과 인터뷰, 선생님과 인터뷰, 수업 환경 조성, 필요한 물품.
그 모든 사항들이 그의 손을 거쳐 추진된다.

정성미 팀장이 성인문해교실을 하면서 가장 안타까워하는 것이 있었다.
20명 정원인데 중도에 포기하는 분들이 있는 것을 볼 때다.
왜 그럴까?
갑자기 몸이 아파서 쉬는 분들이 생긴단다.
며느리 산후조리를 해 주거나, 또 간병해 줘야 하는 입장에 선 분들도 있단다.
더욱이 가정 형편 상 공공근로를 나가야 하거나 일을 해야 하는 분들이 중도에 포기한단다.
그런 분들을 뵐 때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한다.

그런데 정성미 팀장이 목포공공도서관 성인문해교실만의 특징이 있음을 귀뜸해 준다.
사실 목포에 목포제일정보중ㆍ고등학교가 있는데, 그 부설로 평생교육원 문해교육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곳에서는 어느 정도의 비용을 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목포공동도서관 성인문해교실에서는 책, 노트, 연필 외 그 모든 필요한 학습도구가 무료란다.
그 모든 재원을 도교육청에서 지원해준다는 것이다.

그런데 목포에 사는 성인들만 이곳에 참여한느 게 아니란다.
멀리 무안에서도 1시간 넘게 버스를 타고 오는 분도 있단다.
지난 번에는 영광에서조차 버스를 타고 오신 분도 있었고.
이유가 뭘까?
무안이나 영광도 성인문해교실이 있지만 그곳은 일반과정이라고 한다.
다시 말하면 이곳에서 하는 수업을 받아야 학력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힘들지만 이곳으로 몰리는 이유라고 한다.

이곳에서 공부하면서 어르신들이 가장 큰 보람으로 느낀 게 뭐가 있을까, 따로 질문을 했다.
그랬더니 정성미 팀장은 학생 어르신들이 버스 번호를 스스로 읽고 탄다는 점으로 꼽았다.
글자를 모를 때는 남에게 물어보고 눈치를 봤었는데 말이다.
더욱이 은행에 가서 자기 손으로 쓰고, 또 계약서 같은 것도 직접 쓸 수 있다는 데 대단한 자부심을 갖는다고 한다.

그만큼 성인문해교실을 다니는 것은 개인출생을 넘어 사회적 출생의 일원이 되는 것이었다.
그러니 힘들고 어려워서 몸이 아파도 배울 수 있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리라.

소망반 선생 이영주(55세)

Q.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힘든 사항은 없으신가요?

A. 2009년부터 목포시 성인문해교실 학생들을 가르쳐왔거든요.
그런데 제가 힘든 게 있다면 그거예요.
학생들이 점점 귀가 안들린다고 해서 작은 마이크를 하나 살 수 밖에 없었죠.
이렇게도 해야 어르신들도 좋고 저도 좀 더 수월하고요.

Q. 성인문해교실 학생들을 보면서 느끼는 보람이 남다를 것 같은데요?

A. 글자를 터득했다면서 기뻐하실 때가 너무나 좋아요.
또 어떤 분들은 졸업한 후에 중학교에 가셔서 모르신 걸 물어보기도 하고요.
그럴 때면 정말로 제자 같은 느낌이 들어요.
더욱이 다들 카톡을 하는 수준이라 여러 안부를 물을 때도 감사하구요.

Q. 그 밖에 하실 말씀이 있을까요?

A. 목포공공도서관 성인문해교실에 나와서 배우시는 분들을 보면 자랑스러워요.
노년에 들어 배운다는 게 쉽지 않는데 말이죠.
그만큼 적은 세금으로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길이 여기에 있지 않나 싶어요.
앞으로도 계속 어르신들이 더 많이 배울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줬으면 해요.

이상은 소망반 이영주 선생과 잠시 인터뷰한 내용이다.
그 분은 성인문해교실 선생님 경력이 오래됐다.
그만큼 어르신들을 이해하는 마음이 한 층 더 깊어보였다.
더욱이 몸이 아파 빠지거나, 중간에 돌아가신 분들의 소식을 들으때면 너무나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그 부분을 이야기할 때 선생님의 마음이 울컥했다.
그만큼 성인문해교실은 단순히 글자를 가르치는 게 아니었다.
어르신들을 마음으로 품어야만 가르칠 수 있는 길이이었다.
너무나 헌신적인 선생님이었다.

<스토리기자단 권성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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