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전남인재평생교육진흥원Vol.22

헌책 향기 그윽한 ‘섬진강 책사랑방’으로 감성여행 떠나요!

-부산 보수동 책방지기가 구례 섬진강으로 간 까닭은?-

전남 구례구역 건너편 섬진강 변에는 색다른 서점이 있다. 3층 모텔을 리모델링해 2020년 11월 문을 연 ‘섬진강 책사랑방’이다.

13만여 권 헌책 향기 그윽한 ‘섬진강 책사랑방’
이곳은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에서 42년간 헌책방(대우서점)을 운영했던 책방지기 김종훈 대표가 운영하는 헌책방 겸 카페다. 헌책에 대한 수요 감소, 대형 인터넷 서점과의 경쟁, 비싼 임대료로 인해 부득이 이곳으로 터전을 옮겼다고 한다.

책방 개업을 준비하던 2020년 8월에 섬진강 유역을 휩쓴 홍수로 인해 10여만 권이 넘는 책이 물에 젖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책방 1층에는 잡지, 예술, 어린이 도서, 화보 등 다양한 책과 함께 간단한 차를 마실 수 있는 ‘북카페 선’과 평생교육 강좌를 운영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2~3층엔 중·고교 필독서, 인문학, 소설, 공학, 자기 계발, 의학 서적 등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책 권수를 정확히 세어보진 못했지만 13만여 권은 넘을 것이라고 한다. 서가는 물론 복도와 계단에도 온통 책으로 가득하다.

김종훈 대표

김 대표는 “갈수록 책 읽는 인구가 줄어든다. 얼마 전에도 진주에서 헌책방을 운영하는 지인이 책방을 그만둔다고 알려왔다. 지금은 헌책방을 운영하려는 사람도 거의 없다.”며 안타까워 한다.

2층 테이블에 다소곳이 앉아서 물소리를 벗 삼아 책을 보고 있는 아이가 참 대견하고 예뻐 보였다.

책방은 지역 문화발전 선도해야... 독서·평생교육 프로그램 활발히 운영
취재를 위해 2회에 걸쳐 책방을 방문했다. 첫 번째 찾은 6월 24일에는 ‘책사랑방 독서회’가 진행되고 있었다. 독서회는 매월 1회 운영하며, 한 권의 책을 정해서 각자의 생각과 의견을 나눈다. 오늘은 박정미 작가의 책 ‘0원으로 사는 삶’을 주제로 독서토론

책 내용뿐만 아니라 독서 활성화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었다. 순천에서 온다는 김권욱 씨는 “자기만의 세계에 빠지지 않고 여러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어서 좋다” 이주천 씨는 “국가기관이나 관련 단체에서 독서 사업에 대한 많은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전문가를 초빙해 강연회 등을 개최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애숙 씨는 “회원들의 책에 대한 취향이 비슷해서 의사소통도 잘 되고 평소 읽고 싶었던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독서회 총무인 구윤희 씨는 “책방은 지역의 문화발전을 선도해야 한다며 김종훈 대표님이 독서회를 조직했다. 앞으로는 독서토론을 넘어서 글을 쓰는 단계까지 나아가고 싶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두 번째 찾은 6월 27일 저녁시간에는 사진을 찍고 시를 쓰는 ‘디카시’ 프로그램인 ‘시인 이원규의 포토포엠’이 진행되고 있었다. 장마철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수강생들이 참여해 강좌에 집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곳에서는 종종 작가 초청 강연회도 운영한다고 김종훈 대표가 귀띔한다.

김종훈 대표

헌책 박물관 건립 소망, 죽을 때까지 책과 함께 살고 싶어...
김 대표에게 앞으로의 바람을 물었다. “희귀본 등 사라져가는 책들을 전시·열람할 수 있는 ‘헌책 박물관’을 만들고 싶다. 죽을 때까지 이곳에서 책과 함께 살다 가고 싶다.”고 얘기한다.

세월의 변화 앞에 하나둘씩 사라져가는 헌책방과 서점, 요즘엔 군 소재지에도 서점 없는 곳이 꽤 많아졌다. 김 대표의 헌책 박물관의 꿈이 꼭 이루어지길 기원해본다. 올여름에는 세월의 무게만큼이나 오래된 책들이 가득한 헌책방으로 감성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취재: 박정희 기자(pkjh21@hanmail.net) [2023년 전남인재평생교육진흥원 스토리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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