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33전남인재평생교육진흥원 스토리기자단 박정희
전남 곡성군 오곡면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 행사가 지난 3월 3일 어둠이 내린 오곡면 금천천 둔치에서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주민들의 바람이 담긴 소원지와 함께 달집이 활활 타오르며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게 해주세요.” “자녀가 취직하게 해주세요.” “로또 당첨되게 해주세요.” 십여 미터가 훨씬 넘는 달집이 펑펑 소리를 내며 활활 타오르자 참가자들은 가족의 건강과 간절한 염원을 두 손 모아 빌었다.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이날 행사는 오곡면 청년회(회장 노상민) 주관으로 올해로 23회째를 맞이했다.


오후 2시부터 금천천 둔치에서는 윷놀이, 투호놀이, 줄다리기, 지신밟기 등 다채로운 전통놀이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윷놀이와 투호놀이는 마을별 대항전을 펼쳐 주민들의 화합과 공동체의 결속을 다졌고, 행사장은 응원 열기와 함성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윷놀이장에서는 “윷이야! 모야!” 윷이 던져질 때마다 기쁨의 함성과 아쉬움의 탄성 소리가 교차했다. 행사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면민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은데 이렇게 모일 수 있어서 축제 기분이 난다. 청년회에서 음식도 푸짐하게 준비해 줘서 친구들과 신명 나게 놀다 가겠다”면서 즐거워했다. 투호놀이에서는 명산리가 1등의 영광을 차지했고, 윷놀이는 압록리 2구가 1등을 차지해 부상으로 푸짐한 상품을 받아 흥겨움이 배가 되었다.


우리 조상들은 달이 농사의 길흉을 좌우한다고 믿었으며, ‘달집태우기’는 정월 대보름날 보름달이 떠오를 때 대나무와 소나무 가지로 쌓은 ‘달집’을 태워 마을의 액운을 없애고 좋은 일이 가득하기를 기원하는 데에서 유래했다. 불꽃이 환하게 타오르는 모습은 액운을 날려 보내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불길이 높이 치솟을수록 마을이 번성하고 농사가 잘된다고 믿었다.


전통놀이 대회에 이어서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 깃발을 든 기수를 앞세워 꽹과리, 장구, 징 등의 악기를 든 금천농악대가 신명 나는 공연을 펼쳐 행사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농악은 전통사회에서 농민들이 고된 농사일을 공동체적 신명으로 풀고, 풍년을 기원하며 일 년의 액운을 막기 위해 악기를 연주하는 문화행사이다. 농악 공연이 끝나고 금천농악대를 선두로 줄다리기용 고줄을 멘 주민들이 뒤따르며 오지리 마을을 한 바퀴 돌며 지신밟기를 진행했다. 지신밟기는 정월대보름 전후에 하는 풍속으로 마을의 안녕과 주민들의 건강과 농사가 잘되기를 기원하는 마음이 담겨있다. 이날 사용된 고줄은 오곡면 노인회 어르신들이 아침부터 직접 새끼줄을 꼬아서 만든 것으로 의미를 더했다.

지신밟기를 마치고 남자와 여자로 편을 나누어 고줄을 쥐고 줄다리기 행사를 진행했다. 줄다리기에서 여자 편이 이기면 풍년이 든다는 속설이 있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여자 편이 승리를 거둬 풍년이 기대된다. 달집태우기 행사를 주관한 조현철 전 청년회장은 “달집태우기는 농경사회에서 유래되고 전승되어 온 풍속으로, 달은 풍요와 생명의 상징으로 달집이 활활 잘 타오르면 풍년이 든다”고 설명한다. 그는 또 “대나무가 펑펑 타는 소리를 듣고 악귀가 놀라서 도망간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노상민 오곡면 청년회장은 “설날이 가족과 집안의 명절이라면 정월대보름은 풍년을 기원하고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지역공동체의 명절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오곡면의 대표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한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 행사는 잊혀가는 전통 세시풍속의 의미를 되새기며 세대 간 경계를 허무는 주민 화합의 장이 되었다”면서 “활활 타오르는 달집과 함께 모든 근심과 걱정을 태워버리고 주민 모두의 가정에 건강과 평안이 함께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