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전남인재평생교육진흥원Vol.16

2021년 전라남도 성인문해교육 시화전 시상식

‘2021년 전라남도 성인문해교육 시화전 시상식’ 개최

-전라남도 성인문해교육 어르신들 ‘오메, 내가 시낭송도 해부렀당께’-

(재)전남인재평생교육진흥원(원장 고석규)은 지난 21일 전남도청 왕인실에서 ‘2021년 전라남도 성인문해교육 시화전 시상식’을 개최했다. ‘문해의 달’ 행사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행사에서는「글자에 담은 희망의 여정」을 주제로 도내 485점의 출품작 중 우수작으로 58점을 선정하였고, 이날 20명의 어르신들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된 시상식은 시화전 시상과 시낭송회, 축하공연 등이 진행되어 수상자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과 감동을 선사했다. 고석규 원장은 “뒤늦게나마 한글의 참맛을 깨우쳐 수상하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드리며, 전남인재평생교육진흥원은 찾아가는 평생학습, 함께하는 평생학습으로 모든 도민이 행복한 전남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번 시상식 영상은 전남인재평생교육진흥원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시청 가능하며, 12월 31일까지 진흥원 홈페이지를 통한 온라인 전시 관람도 가능하다.





글자에 담은 희망의 여정 2021년 전라남도 성인문해교육 시화전 시상식

전남인재평생교육진흥원은 2021. 10. 21.(목) 14:00 전남도청 3층 왕인실에서 성인문해교육의 꽃인 시화전의 결실을 맺어 2021년 전라남도 성인문해교육 시화전 시상식을 개최하였다.


이번 시상식에는 손점식 전라남도 자치행정국장, 김춘호 전라남도교육청 행정국장, 고석규 전남인재평생교육진흥원장, 그리고 2021년 성인문해교육 시화전 수상자들이 참석 하였다. 철저한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준수하에 각 부문별 대표 수상자들만만 시상식에 참석하였고, 방역지침에 따라 거리두기 좌석제 준수하에 진행됐다.


고석규 전남인재평생교육원장은 “쉽고 편하면서도 모든 말을 다 표현할 수 있는 세계적인 언어 한글을 배우는 것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를 여러분들이 몸소 증명하신 셈입니다. 도민들에게 큰 희망의 보금자리가 되고 있습니다. 문해교육을 뛰어 넘어 다음 단계의 평생학습으로 나아가야할 때입니다. 더 넓고 더 밝은 또 다른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저희 진흥원이 최선을 다해 돕도록 하겠습니다.” 라고 수상자들에게 반가운 환영사를 건넸다. 그 다음 이어진 전라남도 손점식 자치행정국장의 축사에서는 문해를 통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문해교육의 진정한 힘이라고 강조하며 전남인재평생교육진흥원과 함께 평생교육 활성화에 힘쓸 것을 약속했다. 전라남도교육청 김춘호 행정국장은 비대면 학습으로 갈고 닦은 올해의 성인 문해교육 시화전이 그 어느 해 보다 의미가 크다고 말하며, 전남의 성인문해교육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2021년 전라남도 성인문해교육 시화전에는 우리지역의 문해 학습자 485명이 참여 하였고 그 중 58명이 수상 하였다. 성인문해교육 시화전 시상식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모든 수상자가 참석하지 못해 아쉬움이 많았지만 온라인으로 생중계하여 아쉬움을 달랬다.


시상식 이후에는 전국 성인문해교육 시화전 특별상을 수상한 학습자들의 시낭송과 중요 무형문화재 제23조 가야금 산조 및 병창 이수자 김옥란 명창의 축하공연이 있었고, 시상식이 끝나고 1층 윤선도홀로 이동해 수상자들의 작품 설명이 이어졌다.


전체 행사가 끝나고 수상자 몇 분을 만나 소감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오말례 <오메! 우리 엄니가 영어도 일거부네>

- 영암군 왕인문해학교, 전국 성인문해교육 시화전 특별상 -

일찍이 남편을 여의고 혼자 대봉 감 농원을 하면서 힘들고 지칠 때마다 공부하고 싶은 욕심 때문에 지칠 시간도 아플 짬도 없었다. 낮에는 감 밭에서 죽어라 일하고 밤에는 숙제하고 일기 쓰고 참말로 인내의 시간이었다. 어느 날 부턴가 일기를 쓰기 시작 하였다. 선생님이 글자가 틀려도 괜찮고 나만의 말동무가 되고 그러다 보면 위안도 얻고 한다고 하여서 하루하루 쓰다 보니 영락없이 좋은 친구가 되었다. 언제는 아들하고 영산포 병원을 가면서 주유소에 들러 기름을 넣고 있는데 영어 간판이 보여 찬찬이 읽어봤다. 그 때 아들이 듣더니 삐그시 웃으며 “오메! 우리 엄니가 영어도 일거부네”라고 말했다. 아들이 은근히 좋아 죽겄다는 마음을 느낀 오말례 어르신은 겁나게 어깨가 으쓱했다는 그 순간을 일기에 썼다. “짬짬이 서툴게 쓴 일기가 백일장에서 빛을 발할 줄이야 꿈에도 몰랐다. 살아생전에 도청에 상받으러 와보고 시 낭송도 해보고 오말례 진짜로 출세했다.”


김연심 <소금꽃>

- 영광공공도서관, 전국 성인문해교육 시화전 특별상 -

염전을 지나다 보면 바닷물은 어딜 가고 소금이 딱딱딱 일어나는 것을 보면 너무도 신기했다. 바닷물에서 소금꽃을 피워 사람이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소금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


구회남 <나가고싶다>

- 곡성군 문해교실, 전국 성인문해교육 시화전 특별상 -

글을 몰라 불편한 점이 많았다. 부모님이 원망스러웠다. 한 평생 글을 잘 몰라 속앓이 했던 내 속이 성인문해교육 덕분에 뻥 뚫렸다. 벌써 코로나 탓에 1년 6개월 넘게 공부방에 모여 공부를 못 하고 있다. 한쪽 구석에 놓인 책가방을 보니 ‘책가방 속에 있는 필기도구들이 내 마음과 같이 답답하고 나가고 싶겠구나’ 하는 생각을 표현했다. 그 힘든 세상을 사신 부모님을 생각하면 짠하고 그 은혜를 말로 다 할 순 없지만 때로는 글을 몰라 안 가르쳐 주신 부모님이 원망스러웠다. 군에서 운영하는 성인문해교육 공부방이 마을로 찾아와 3년 이상을 다니고 있다. 편지가 와도 택배가 와도 어디서 왔는지 누가 보냈는지도 몰라 영감한테 물어보면 투박만 주고.. 어디를 찾아가도 글을 알아야 찾아갈 텐데 이 사람 저 사람한테 물어 볼 때마다 마음이 상하고 면사무소에 가도 글을 몰라 직원분께 써달라 할 때 부끄럽고 창피했다. 이젠 글도 읽고 쓰기도 하니 어디를 가도 겁나지 않고 읽기 쓰기도 잘 한다. 한 평생 글을 잘 몰라 속앓이 했던 내 속이 성인문해교육 덕분에 뽕 뚫렸다.”


김애정 <성공한 나의 꿈>

-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부설평생교육원, 전라남도지사상 -

나는 지금이 제일 행복하다. 장애인으로 살아오면서 어머니는 20살 때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30살 때 돌아가시고 그 후 할머니는 102살 되던 해에 돌아가셨다. 아버지가 학교에 보내준다고 약속을 하고 사고로 돌아가시고 말았다. 나중에 들어보니 학교에 가서 입학에 관해 알아 보셨다고 하여 정말 슬펐다. 지금은 강아지와 둘이 살고 있다. 텅 빈 집에서 나를 가장 반기는 나의 식구이다. 장애인으로 태어나 불편한 사회생활에 어려움도 많았다. 더군다나 글을 모르니 그 아픔은 더 컸다. 은행을 가도 동사무소에 가도 불편한 것 투성 이었다. 그러던 중 공부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리고 있는데 아는 언니가 학교를 소개해 주었다. 이제는 졸업반이다. 지금은 도로에 가다 영어 알파벳도 읽고 한다. 조카들도 고모가 영어도 안다며 신기해하고 좋아했다. 이젠 폰뱅킹도 한다. 센터에서 배웠다. 자부심이 생겼다. 지금은 장애인자립센터에서 장애인 동료 지원 상담일을 하고 있으며, 커피에 예쁜 하트를 그려 대접하는 그런 멋진 선생님의 꿈을 키우고 있다.


정백안 <희망을 안겨준 당신>

-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부설평생교육원, 전라남도지사상 -

두 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할머니와 함께 살면서 형편이 여의치 않아 언감생심 학교는 꿈도 꾸지 못했다. 결혼 후 아내는 오일장을 다니면서 생선 장사를 하였고, 나는 남의 농사를 벌며 돈이 조금 모아지면 땅을 쪼금씩 사서 지금은 놈 부럽지 않게 살고 있다. 2남 1녀 자식을 낳아 대학까지 모두 졸업 시켰다. 그 동안 살면서 글을 몰라 면사무소에 가면 주소 이름을 못 써서 가슴이 떨리고 손이 덜덜 떨렸다. 언젠가 동네 아주머니가 목포 학교에 다니고 있다며 다니라고 진작부터 얘기했는데 장사에 미련이 남아 얼른 다니지를 못했다.3~4년 전부터는 아내가 보는 해남장에 따라 다니며 장사를 하며 아내와 같이 학교를 다니게 됐다. 지금은 왜 진작 안다녔을까 하는 후회스런 마음이 든다. 우리 부부는 배움이 한이 되어 꼭 초등학력을 따고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건강만 허락한다면 대학교까지 가고싶다. 자석들이 옷이고, 가방이고 사서 보내주고 학교 열심히 다니라고 많이 도와준다. 나는 78살, 아내는 73살 이지만 이 세상살이가 새롭게 보이고 인자 새롭게 태어난 기분이다. 다른 세상을 사는 것 같다.


이윤심 <보석>

- 무안군 문해교실, 전라남도교육감상 -

글을 몰라 눈 뜬 봉사나 다름없다. 너무 답답해하고 있었는데 2017년에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늘 북적 거렸던 집안은 아이들이 자라 하나 둘 떠나 버리자 절 속 같이 조용해졌고, 품 안에 있을 때는 몰랐던 빈 집에 들어설 때 쓸쓸함을 공부로 채우고 있다. 공부도 사랑하고 관심을 줘야 마음을 준다는 걸 알았다. 살피고 들여다 볼수록 빛이 난다. 자녀들이 공부하는데 관심을 갖고 응원해줘서 더욱 행복 하고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


곽순례 <쓰고 싶은 것>

-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부설평생교육원, 전라남도교육감상 -

어린 시절 할머니, 할아버지를 비롯해 부모님과 8남매가 살았고, 거기다가 오빠들이 일찍 장가를 들어 조카들까지 같이 살면서 집안일이며, 농사일이며 일에 치여 학교 갈 생각조차도 할 수 없었다. 살아오면서 글을 몰라 이 눈치 저 눈치 보고 어디 나서고 싶어도 나서지 못하고 어려운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자식들 공부할 때 어깨 너머로 한두 자씩 배웠던 것이 생각난다. 자식들 다 키우고 나니 마음이 휑해져 우울증이 생기려 하던 중 동부시장에 갔다가 어디서 나 같은 사람들이 우르르 나오길래 뭔가 했더니 학교에 다녀오는 길이라고 해서 얼른 사무실을 찾아가봤다. 나도 학교에 다니고 싶다고 말하고 그 자리에서 바로 등록하게 되어 다니게 되었다. 늙어서 공부 할라고하니 머리에 쥐가 나려고하고 어렵기도 했지만 선생님이 이해력이 좋다고 응원해줬고, 그렇게 배워 놓으니 너무 즐겁고 세상이 달리 보였다. 지금은 조카들 보면 “느그들 키우느라 나는 학교도 못 댕겠다~”고 하면서 옛날 얘기 하며 웃는다.



고인례 <그러면 그렇지>

- 섬사랑평생교육원, 전남인재평생교육진흥원장상 -

너무 너무 어렵게 살아온 소싯적에 글공부는 저 너머 딴 나라 이야기였다. 시집 온 후에는 40대 후반에 남편을 먼저 보내고 혼자 8남매를 다 키워냈다. 남들은 왜소한 체구에 어떻게 그 힘든 세상을 살아 왔냐고 혀를 내둘렀다. 오랜 세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이 있었다. 부산 아들네 줄라고 이고지고 보따리 싸가지고 버스를 타고 부산터미널에서 아들을 기다리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를 않아 어떤 학생에게 파출소로 데려 달라고 했다. 파출소에서 이것 저것 물어보는데 아무것도 말할 수 없었다. 주소도 몰라 전화번호도 몰라 그저 벙어리 냉가슴이었다. 그런데 순경아저씨가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고 우리 동네 이장한테 연락한 뒤 동네 아들 친구한테 알아봐 겨우겨우 밤 10시가 되야서야 아들을 만날 수 있었다. 죽을 때 까지 잊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 막막함을 누가 알 것이요... 무시당하고 사는 설움이 어찌 말로 다 할 수 있을 것이요... 어디서 들으니 공부 가르쳐주는 데가 있다고 하던데 도무지 용기가 나지 않았다. 십 여 년 전 마을 회관에 찾아온 선생님을 만나 나같이 암 것도 모르는 까막눈 중에 까막눈도 배울 수 있냐고 물어보았다. 당연히 다닐 수 있다고 말해줘서 다니게 된 학교는 6년 동안 결석 한 번 안했다. 처음 2~3년 동안은 숫자도 안 되고 글자는 도대체 내게 곁을 안주니 답답하기 짝이 없었다. 입을 뗄 수가 없고 숨도 제대로 못 쉬었다. 그러나 지금은 백일장 상을 탈 정도로 한글은 내 가슴팍에서 뛰어 놀았다. 높아만 보이던 한글 세상이 내가 밭에 나가면 밭으로, 들로 가면 들에도 아지랑이 되어 피어올랐다. “아 꿈도 오래 꾸니까 현실이 되는구나. 고인례! 너 그 동안 참말로 잘 버텨왔다. 인자는 멋지게 꾸미며 살아보자. 마음도 몸도 세상도~” 글자를 봄, 세상을 봄, 봄은 아름다운 희망이다.

취재 : 전성원 기자(ttl5835@hanmail.net) [2021년 전남인재평생교육진흥원 스토리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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