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전남인재평생교육진흥원Vol.24

시골 농부들의 SNS 농사 짓기

시골 농부와 소상공인들의 SNS 농사 짓기


보통 시골을 좋아한다고 표현하는 도시 사람들에게 왜 시골로 이사하지 않는지를 물으면 첫째, “나이 들수록 병원이 가까워야 한다.” 둘째, “문화생활을 할 수 없다.” 셋째, “친구들과 만나기가 불편하다.” 등을 이유로 꼽는다. 이런 대답을 들으면 첫째 이유에 대해서는 “공기도 좋고 아주 소량의 안전한 먹거리를 스스로 생산해서 먹을 수도 있어서 건강에는 더 좋다.” 둘째 이유에 대해서는 “시골 면 소재지에서 진행하는 ‘중심지 활성화 사업’이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문화 활동이나 동아리 활동을 할 수 있다.” 셋째 이유에 대해서는 “공기 좋고 풍광 좋은 시골에 자리 잡으니 많은 지인들이 우리 집에 오고 싶다며 제 발로 찾아오는 경우가 많아 귀찮을 정도이니 친구를 찾으러 나갈 필요가 없다.”라고 얘기하곤 한다.


▲밤을 잊은 농부들의 SNS 지역별 스터디

어쨌든 SNS를 배우기 위해 담양군 대덕면에서 진행하는 8주 16시간 프로그램에 등록했다. 이 교육에는 40대 중반~78세까지 다양한 학습자들이 모였었다. 이 교육 기간 동안 블로그와 유튜브 계정을 만드는 소득이 있었다. 교육이 끝나자 그들은 SNS를 잘 모르고도 생활을 잘 해왔던 사람들이었지만 이제 SNS에 대한 갈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때 마침 김용근 교수님이 이끄는 ‘밤을 잊은 농부들’이라는 전국 단위 SNS 학습 단체를 소개받아 입문했다. 김용근 교수님은 전국을 다니면서 현장에서 교육을 해 주셨다. 코로나 시기에도 월 1회 이상 줌 강의로 학습을 이어갔으며, 줌 강의가 끝나면 지역별로 자체 스터디를 해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을 지도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었다.

나는 ‘밤을 잊은 농부’을 통해 도시에서 시골로 이주한 내가 필요하다고 느꼈던 SNS가 농부들에게는 더욱더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농부들은 생산물을 파는 판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때부터 세계문화체험연구소의 다문화 인식개선 교육을 홍보하기 위해서, 그리고 생산자인 농민들은 농산물을 제값 받고 팔고, 소비자들은 건강한 먹거리를 알게 해 주는 것을 목표로 SNS 학습에 박차를 가했다. 학습 동료 중에는 떡집·한식·원예·커피 등 음료·건강식품 전문가를 비롯하여 양봉 등 각종 농산물을 재배하는 농부들까지 다양한 분들이 있었다.

이 단체는 1년에 1번 있는 성과 발표회에서 SNS로 인해 생긴 매출 상승 및 상표 인지도 상승 등에 대한 사례발표회가 있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도 부여해 준다. SNS를 통해서 억 단위 매출을 올리는 사례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또 년 2회가량 회원들 사업장을 방문해서 SNS 공부도 하고 해당 사업장에 대한 블로그 써주기도 한다. 이렇게 서로 끈끈하게 연결되어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회원이 되어가는 것이다. 내가 1년 반 블로그를 쓰니 무안·목포·경기도 등지 학교에서 강의 요청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멀고 가까운 거리를 생각하지 않고 재미있게 수업을 다닌다.

이렇게 꾸준히 SNS를 배우면서 담양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진행하는 ‘홍보디렉터’라는 과정에 입문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는 신문에 기사를 쓰면서 담양군과 나의 사업을 홍보하는 과정이다. 이곳 역시 다양한 직업군에 종사하는 대표님들과 농부들이 함께 참여한다. 3차까지 수업을 받고 실력을 검증받은 학습자들은 ‘한국시민기자협회 뉴스포털 1’이라는 인터넷 신문의 기자증을 발급받아 담양군을 홍보할 예정이다. 나는 이 활동이 아주 멋지고 꼭 지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상공인과 농민을 살리고 소비자들이 건강한 먹거리를 알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활동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진행되게 하기 위해 기사를 쓰면 소정의 원고료가 지급되도록 하면 좋겠다는 제안을 했다.

마침내 나의 제안이 받아들여져서 현재 기자단 구성의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 내년부터 시작되는 소상공인과 농부 기자들의 활동에 기대가 된다.

취재: 양홍숙 기자(hongsook2@hanmail.net) [2023년 전남인재평생교육진흥원 스토리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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