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전남인재평생교육진흥원Vol.21

마을공동체 활동으로 쓰레기장이 환해지다

- 담양 시골 마을 쓰레기 분리배출 교육 활동 -

우리 부부는 시골 태생이다. 부모님은 해남과 화순에서 농사지으셨다. 20여 년의 도시 생활 후 아이가 대학에 입학하자 우리 부부는 시골에 20평의 작은 집을 지었다. 도시 생활에 익숙한 우리는 시골 생활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고 있던 차라 곧바로 이사하지 않았다. 우선 주말에 다닐 수 있는 별장으로 활용하면서 시골 생활하는 방법을 학습하기로 했다. 그리고 5년 전 마침내 시골 마을로 이사했다.

2월 말경에 전원주택에서 첫 밤을 지낸 다음 날 아침 우리는 반하고 말았다. ‘주변 환경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 아침 산자락에 걸쳐진 용 모양의 기다란 구름과 저녁노을·자동차 소리 등의 잡음이 전혀 없이 맑게 들리는 새소리와 바람 소리·대나무이파리 부딪히는 소리·하루 종일 드넓은 도화지에 변화무쌍한 그림을 그려주는 드넓게 시야에 들어오는 하늘·나뭇가지에서 뾰족뾰족 돋아나는 새싹 등. 우리는 그날 바로 결정해 1주일 후 3·1절에 전원주택으로 이사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마을에서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가 3년 전 이장직을 맡게 되었다. 전임 이장님들은 담장이 무너져내리고 자식들이 도시로 떠나던 마을을 마을 환경개선사업을 통해 살고 싶은 마을로 바꿔 놓았다. 그래서 25호가 살던 마을이 52호로 늘었고, 계속 유입인구가 증가세에 있다. 그러면 이제 ‘나는 무엇을 해서 마을주민들의 행복지수를 더 올릴까?’ 고민하게 되었다. 어느 날 마을을 둘러보다가 분리배출이 되지 않은 채 쓰레기가 쌓여있는 쓰레기장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3년째 ‘담양뉴스’ 신문에 마을 탐방 기사 쓰면서 60여 개 마을을 가봤는데 많은 마을 쓰레기장은 쓰레기가 적치되어 몸살을 앓고 있었다. 쌓이다 쌓이면 마을 이장님이 종량제 봉투에 쌓인 쓰레기를 담아 버리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었다.

그래서 무월마을은 2년 전부터 정확한 쓰레기 분리배출과 환경을 오염시키는 물질들을 소각하지 않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먼저 담양군 환경과에 요청해서 마을 임원 3명이 전원에서의 정확한 분리 배출법을 교육받았다. 코로나 상황으로 집체 교육이 불가하여 부녀회와 함께 주민 대상 1:1 교육을 시작했다. 또 쓰레기장 쪽으로 향해있는 보안용 카메라를 통해 규칙을 지키지 않고 배출하는 주민을 알아낼 수 있었다. 이렇게 재교육 대상자가 생기면 마을주민댁을 직접 방문해서 “쓰레기 분리배출 방법을 잘 몰라서 그러셨지요. 자세하게 설명해드릴 테니 앞으로 주의해주세요.”했다. 또 주민들께 여쭤보면 누가 쓰레기를 비정상적으로 배출하는지 알 수가 있었다. 이렇게 한 분 한 분 3개월가량 교육하자 쓰레기장이 깨끗해지기 시작했다.

이 교육을 6개월 지속하자 주민들 스스로가 깨끗한 쓰레기장에 대한 자부심을 표현했다. 2년 차에는 ‘마을주민 관리감독제’를 실시해서 원주민과 이주민을 짝지어서 한 조당 2주일간 쓰레기장 정리와 관리를 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이 다시 한번 쓰레기 분리 배출방법을 습득하게 되었다. 이런 성과로 작년에는 ‘청청 전남 으뜸 마을사업’ 성과 공유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청청 전남 으뜸 마을사업’ 3년째인 우리 마을은 지금은 쓰레기장에 비정상적인 쓰레기가 나와 있으면 마을주민들이 사진을 찍어 나에게 전송해주신다. 올해는 쓰레기 분리배출 교육 3년 차다. 어떻게 해야 쓰레기가 적게 생산되는 소비를 할 수 있는지를 교육하고자 한다. 이렇게 교육을 받은 주민들이 마을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환경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하는 것이 올해 사업의 마지막 단계이다.

나는 작년에 담양군에 건의해서 군에서 ‘자원순환해설사’를 양성하고 이분들이 마을을 직접 방문하여 환경과 쓰레기 분리 배출방법을 교육해주도록 했다. 이 방법은 주민들로부터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담양군은 올해도 이어서 ‘자원순환해설사’ 양성과정을 진행할 예정이다니 뿌듯하다.

한편 코로나 이후 쓰레기 발생량은 더 늘었다. 부모세대가 자식들에게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게 가꾸고 보존해서 물려주어야 할 환경의 오염이 더 심해져 가고 있다. 환경은 빈부의 차이가 없이 누구나 숨 쉬는 공기, 마셔야 하는 물, 그리고 기후다. 자본주의는 최대의 이익을 창출해야 하는 시스템이다 보니 돈 벌기에만 집중을 하고 쓰레기의 문제는 뒷전이다. 만약 부모세대가 우리 후손들에게 지속할 수 없는 경제적인 풍요와 오염된 환경을 동시에 물려준다면 그들은 부모세대를 어떻게 평가할까? 현재 배부르게 먹되 미래의 먹거리가 보이지 않고, 안전하게 숨 쉴 수 없고 마실 수 없고 자연에서 편히 쉴 수 없어 온실 같은 곳에서 공기와 물을 마시며 살게 된다면? 걱정이다.

지금 우리 마을은 고민 중이다. 쓰레기 수거업체 직원분들까지 인정할 정도로 마을 환경이 개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무슨 고민이 더 있을까? 어떻게 하면 쓰레기를 가지고 재미있고 창의적으로 놀이하거나 재활용할 수 있을까? 쓰레기 정리와 관리로 인해 할머니 할아버지도 자식도 손자도 함께해서 세대 간 소통이 이루어지고 마을 공동체가 더욱더 활력 있고 끈끈해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쓰레기로 인해 향기롭고 재미있게 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쓰레기는 더러워서 멀리해야 하는 것이 아니고 늘 우리와 함께하는 동반자이기 때문이다.

취재 : 양홍숙 기자(hongsook2@hanmail.net) [전남인재평생교육진흥원 스토리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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